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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카르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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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팀 작성일09-10-08 16:32 조회18,0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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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카르멘의 힘

대전일보|기사입력 2007-07-09 23:33



오페라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 “지루하고 따분한 옛날 이탈리아 가극(歌劇)”이라고 대답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오페라를 보러 가자”고 하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든다. 한국말로 노래하는 것도 아니고 발성 조차 귀에 익지 않은 성악이다 보니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웬만한 공연은 티켓값이 10만원대를 훌쩍 넘다보니 오페라는 ‘가진자들의 폼잡기 예술’로 인식된 부분도 있었다.

지난 7일 대전일보 창간57주년 기념으로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비제의 ‘카르멘’공연의 시작점은 그런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관객들 대부분은 오페라 마니아라기 보다는 대전에서 고급 공연을 한다니 한 번 봐야겠다는 체면치레성 관객들이 많아 보였다.

공연 시작전 관객들끼리 나누는 대화속에서 그런 면모를 찾을 수 있었다. “2시간동안 졸지 말아야 할 텐데...”, “마누라랑 애들이 졸라서 오긴 왔는데 지루한 오페라를 어떻게 참지”하는 얘기들이 대화속에 숨어 있었다. 특히 남성 관객들 사이에 인사처럼 “졸지 말고 2시간후 봅시다”는 우스갯 소리 아닌 우스갯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2막이 끝난 뒤 15분간의 휴식시간에 엿들은 대화내용은 공연전과는 사뭇 달랐다. “생각보다 재미있네. 무대 위에 설치된 자막을 읽으면서 보니까 내용이 쏙쏙 들어오네.”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추종자들과 함께 부르는 노래가 그 유명한 ‘투우사의 노래’였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네”로 바뀌었다. 불과 1시간만의 반전이었다.

어떤 관객은 “외국 유명성악가들의 무대가 아니라 별볼일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성악가들의 실력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2시간동안의 열정적인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2시간동안 카르멘과 돈 호세, 에스카미요, 미카엘라등 열정적으로 시대적 삶을 산 출연진에 대한 찬사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진부하게만 느끼던 오페라를 재발견했다는 기쁨과 환희의 박수이기도 했다.

공연장을 빠져 나오는 관객들은 한마디식 던졌다. “정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실감나네.” 카르멘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경수<교육문화체육부 차장>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09-10-08 16:33:09 음악계 동향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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