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전 카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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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팀 작성일09-10-08 16:12 조회18,641회 댓글0건본문
문턱 낮춘 오페라 ‘오라, 관객이여’
‘소극장오페라페스티벌’ 등 잇따라
현대작품 티켓값 낮춰 선사
우리말 번역·해설 곁들여 이해 쉽게
한겨레신문 정상영 기자
오페라가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화려한 대극장이 아닌 소박한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겨가 저렴한 티켓값으로 문턱을 한껏 낮춘 오페라, 마니아들도 알아듣기 힘든 원어 대사를 우리말로 번역한 오페라, 무대 배경을 애니메이션으로 꾸미는 등 새로운 시도를 꾀한 오페라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5일 시작해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9회 서울소극장오페라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회장 장선희)가 오페라 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벌이고 있는 소극장오페라운동 행사로, 올해는 세종오페라단(대표 장선희)과 서울오페라앙상블(대표 장수동),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대표 이은순)이 오페라 5편을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더 스카프〉 〈요리사 마브라〉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글로벌링크스〉 등 국내 초연작들이 많고, 목~일요일 매일 공연한다. 또 매주 현대 오페라 위주로 레퍼토리를 달리해 푸치니나 베르디 등 낭만주의 시대 음악에 치우쳐왔던 것에서 벗어났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이 축제 개막작으로 5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현대작곡가 프랑시스 풀랑크의 모노오페라 〈목소리〉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장수동 예술감독 연출로 선보인다. 〈목소리〉는 남자와 절교한 뒤 괴로워하던 독신 여성이 전화줄로 목을 매고 자살하는 이야기로, 현대인의 소통 부재와 단절을 고발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모차르트 독살설’을 최초로 오페라로 만든 작품으로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며 주목받은 오페라다.
세종오페라단이 12일부터 15일까지 공연하는 오페라 〈더 스카프〉와 〈요리사 마브라〉는 모두 국내 초연이다. 〈더 스카프〉는 안톤 체호프의 소설 〈미녀〉를 작곡가 리 호이비가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서 비롯된 살인을 소재로 삼았다.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의 〈요리사 마브라〉는 요리사가 갑작스레 죽는 바람에 주인집 딸의 남자친구가 여자 요리사로 변장해 일어나는 사건을 희극적으로 그렸다.
코리안체임버오페라단이 19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초연하는 잔카를로 메노티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글로벌링크스〉는 청소년들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 글로벌링크스들을 음악으로 물리친다는 내용의 현대 오페라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로 전문 성악가들과 함께 오산의 초중고생들도 출연한다. 1588-7890.
장천아트홀에서 20~21일 무대에 오르는 〈나비부인〉은 ‘친절한 오페라’ 시리즈 두번째 작품이다. 오케스트라 대신 피아노 두 대와 바이올린이 서로 다른 음역으로 반주를 맡아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내며, 원작에선 처음에 잠깐 등장하는 요리사를 극 중 사이사이에 해설자로 등장시켜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또한 정교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위해 일본 판화 우키요에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으로 무대 배경을 꾸몄다. 연출을 맡은 이규성 감독은 “해설과 애니메이션이 접목된 새로운 형식의 소극장 오페라로서, 그동안 비싼 관람료와 어렵게 생각했던 이탈리아 오페라의 벽을 조금씩 허무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02)6402-8498.
에스카미오 역의 바리톤 임성규씨.
국내 최장수 민간오페라단인 김자경오페라단(단장 심현식)도 내년 창단 40돌을 앞둔 기획공연으로 세계 3대 오페라로 꼽히는 비제의 〈카르멘〉을 7일 대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전국 6개 도시 순회공연을 펼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중간 대사를 한국말로 처리해 이해를 돕고, 입장권도 2만~3만원부터 출발해 오페라 마니아들의 부담을 덜었다.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들은 원어 그대로 불러 맛을 그대로 살렸고 노래 형태의 대사인 레치타티보는 대부분 한국말로 바꿨다.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임미희씨와 박수연씨, 바리톤 임성규·정지철씨, 테너 장성구씨와 민경환씨, 소프라노 김희정씨와 하수연씨 등이 출연한다. (02)333-072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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